당구치는 친구^^

[은퇴 1001-1: 친구들과 당구치기] 큐대 하나에 실린 40년 우정, ‘길’을 찾는 소년들

장면 1: 나란히 놓인 네 개의 당구 공

친구들과 당구치기
친구들과 당구치기

퇴직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것이었다. 매달 한 번, 대학 시절부터 이어진 마흔 해 지기들과 당구장에 모인다. 당구대 위에 정렬된 노랑, 빨강, 하양 공들은 마치 우리네 인생 같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결국 이 초록색 사각형 위에서 다시 만난다.

 

장면 2: 신중한 당구 샷, 멈춰진 시간

큐 끝에 초크를 칠하고 숨을 고른다. 인물은 흐릿해도 그 긴장감만큼은 20대 못지않다. “딱!” 하고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타구음. 공이 굴러가는 궤적을 쫓는 친구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청년의 장난기가 가득하다. 얼굴을 다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하다. 저 신중한 손길과 경쾌한 소리만으로도 우리의 오늘은 충분히 뜨거우니까.

 

장면 3: 득점보다 값진 ‘우리의 폼’

당구치는 친구^^
당구치는 친구^^

누구는 정교한 계산파, 누구는 오직 직진뿐인 돌격파. 큐대를 잡은 폼은 제각각이지만, 우리는 안다. 공이 어디로 가든 상관없다는 것을. 그저 함께 큐대를 잡고 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늘 우리가 찾은 가장 큰 ‘길’이다.

 

장면 4: 당구가 끝난 뒤 잔에 채운 안부, 그리고 웃음

당구 게임하고 나서 즐거운 한잔~
당구 게임하고 나서 즐거운 한잔~

게임이 끝나면 식사를 하고, 한잔 마시러 자리를 옮긴다. 불판 위에어 익고 있는 고기 사이로 술잔이 오간다. “요즘 건강 조심해~”, “요즘은 주식으로 돈 많이 벌었지?”. 큐대로 치던 당구공 대신, 이제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서로의 마음을 터치한다. 얼굴을 가린 사진 속에서도 우리의 웃음소리는 숨겨지지 않는다.

— 2026.1.28. 양재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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