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비주얼 보이시나요? 형님 찬스로 먹는 설렁탕, 국물까지 싹 비웠습니다.

[1001-2] 용인 광복회 지회장님과 설렁탕 한 그릇: 사회에서 만난 ‘진짜 형님’

학교 선후배 사이는 아니지만, 사회에서 인연을 맺어 대학 선배보다 더 살갑게 저를 챙겨주시는 고마운 형님이 한 분 계십니다. 용인 광복회 지회장님입니다.  명함에는 ‘광복회 용인지회 지회장’이라는 묵직한 직함이 박혀있지만, 저에게는 그저 만나면 기분 좋고 든든한 인생 선배입니다.

 

수지에서 용인시청 쪽으로 가는 길. 날씨가 좋으니 드라이브하는 맛이 납니다.
수지에서 용인시청 쪽으로 가는 길. 날씨가 좋으니 드라이브하는 맛이 납니다.

장면1. 형님 만나러 가는 길은 늘 설레죠

수지 집에서 차를 몰아 용인시청 쪽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퇴직하고 나면 이렇게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 자체가 하나의 큰 즐거움입니다. 뻥 뚫린 도로를 달리는 기분도 좋고, “오늘 가서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나눌까” 하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사무실 분위기만 봐도 형님의 꼼꼼하고 정갈한 성품이 느껴집니다.
사무실 분위기만 봐도 형님의 꼼꼼하고 정갈한 성품이 느껴집니다.

장면2: 묵직한 직함, 하지만 편안한 사랑방

시청 근처 보훈회관에 있는 광복회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벽에 걸린 태극기와 지부장님의 명패를 보니 형님이 지역 사회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지 새삼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니 권위적인 느낌은커녕, 따뜻한 차 한 잔 나누기 딱 좋은 동네 사랑방 같은 포근함이 먼저 반겨줍니다.

 

자리에 앉아 계신 포스는 지부장님이지만, 저에겐 그저 밥 잘 사주는 좋은 형님입니다.
자리에 앉아 계신 포스는 지회장님이지만, 저에겐 그저 밥 잘 사주는 좋은 형님입니다.

장면3:”어서 와, 잘 지냈니?”

지부장님 업무를 보시다가도 저를 보시더니 금세 무장해제된 웃음을 지어 보이십니다. 자리에 앉아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퇴직 생활은 좀 어떠냐며 툭툭 던지시는 질문 속에 진심 어린 걱정과 애정이 묻어납니다. “집에서 놀고 있으면 안돼”라며 할 일 찾아보라며 챙겨주는 말이 정겹습니다. “사무실 필요하면 말해”라는 말에는 깊은 고마움이 올라옵니다.

사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나누는 게 뭐 대단한 건가 싶어도, 나이 들어 내 이야기 들어줄 사람 한 명 있다는 게 참 큰 복입니다.

 

깍두기 비주얼 보이시나요? 형님 찬스로 먹는 설렁탕, 국물까지 싹 비웠습니다.
깍두기 비주얼 보이시나요? 형님 찬스로 먹는 설렁탕, 국물까지 싹 비웠습니다.

장면4: 오늘 인생의 주인공은 ‘설렁탕’입니다

한참 수다를 떨었더니 형님이 앞장서시며 한마디 하십니다. “가자, 설렁탕 아주 잘하는 집 있어” 역시 선배님이 사주시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습니다. 뽀얀 국물에 소면 돌돌 말아 한 입 먹고, 잘 익은 깍두기 하나 척 올려 먹으니 속이 아주 든든해집니다. 설렁탕 국물만큼이나 깊고 진한 형님의 마음을 한 그릇 통째로 비우고 온 기분이네요.

 

오늘의 기록을 마치며

퇴직하고 나면 인간관계가 좁아진다고들 하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인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 없이 이렇게 마음 써주는 형님과 밥 한 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예전엔 미처 몰랐거든요.

든든하게 배 채우고, 마음도 꽉 찬 채로 돌아온 하루. 형님, 오늘 정말 잘 먹었습니다! 조만간 제가 또 번개처럼 나타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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